가나마루자
일본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가부키 극장
현지에서는 ‘가나마루자’라고 알려진 구 곤피라 오시바이(‘옛 곤피라 대극장’이라는 뜻)는 가나마루자의 고토히라궁 인근에 있는 역사적인 가부키 극장입니다. 1835년에 지어진 가나마루자는 일본에서 살아 남은 가장 오래된 가부키 극장이며, 지금도 메이저 제작사의 공연이 상연되곤 합니다.
18세기 무렵, 고토히라궁은 일본 전체에서 종교 순례자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였습니다. 신사 근처에서는 일 년에 세 차례 시장 축제가 열렸는데, 놀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임시 소극장이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공연자들을 모으고 복잡한 연출 기법을 요하는 공연을 상연하려면 상설 무대가 필요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무대를 대극장이라는 뜻의 ‘오시바이’라고 불렀습니다. 일본 전역에 이런 극장은 비교적 적은 편이었습니다. 오시바이를 세우려면 현지 다이묘(영주)의 공식적인 허가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고토히라 주민들이 대극장 건설 허가를 청하자 현지 다이묘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것이 본래 곤피라 오시바이로 알려졌던 가나마루자의 시작이었습니다.
가나마루자는 1970년 초반과 2003년에 복원을 진행한 덕에 여전히 19세기 당시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관객들은 입구에 신발을 벗어둔 채 좌석 칸으로 들어가거나 경사진 다다미 바닥에 모여 앉습니다. 방문객들은 이 공간들을 둘러보는 것은 물론, 무대 위를 직접 걸어보고 무대 뒤편까지 들어가 볼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분장실, 연주자들이 머무는 작은 공간, 무대 아래에 미로처럼 이어진 통로 등을 탐방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하나미치’라고 알려진 통로는 좌석 쪽으로 이어져 있어, 배우들이 관객으로부터 겨우 몇 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극적으로 등장하거나 퇴장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통로 안에 설치된 승강식 무대가 배우들을 소리 없이 바닥 높이까지 들어 올려, 유령이나 닌자 같은 등장인물들이 마치 마법처럼 나타나게 합니다. 마찬가지로, 무대 전면에 숨겨진 함정 같은 출입구를 통해 배우들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주무대에는 장면 변경과 기타 효과를 위해 돌아가는 회전식 무대가 있습니다. 현대 극장에서 이런 기능들은 전동식으로 작동하지만, 가나마루자에서는 지금도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인력으로 무대를 회전시킵니다.
무대와 객석 위에 설치되어 있는 대나무 격자 구조물이 등불과 배경막을 지탱합니다. 어떤 장면에서는 이 구조물에서 눈이나 벚꽃을 상징하는 종잇조각을 관객 위로 흩뿌리기도 합니다. 또한 ‘가케스지’라고 하는 이동식 트랙이 있어, 배우들이 하네스를 착용하고 관객 위로 날아다니는 연출이 가능합니다. 이것은 일본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가케스지 중 하나입니다.
이 유서 깊은 공연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최고 수준의 가부키 배우들이 탐내는 무대이며, 봄이 왔다는 것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매년 4월에 전문 가부키 공연이 열립니다. 이는 초기 무대 상연 방식을 이용하며, 가장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가부키를 관람할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입장권 가격이 상당히 비쌉니다.
가나마루자에서는 가부키 공연 이면의 작동 원리와 장치를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전통극장 애호가나 역사 애호가들에게 가나마루자는 고토히라궁에서 인기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