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토히라궁
순례자와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
‘곤피라산’으로도 알려진 가가와현의 고토히라궁은 조즈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오모노누시노카미(자연·영토·생명력을 총괄하는 근원적 신)와 스토쿠 천황의 신격화된 영혼이 모셔져 있습니다. 몇백 년 동안 순례자들은 농업, 상업, 의술, 항해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오늘날, 방문객들은 순례자들이 걸었던 그 길을 걸어 볼 수 있습니다.
본전으로 가려면 785개의 돌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이처럼 고된 등반은 신에게 가까워지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유명한 랜드마크를 만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477번째 계단에는 ‘오모테서원’이라고 하는 접견실이 있습니다. 이곳은 1659년경, 중요한 방문객들이 주신관을 만나기 위해 대기하던 장소로 지어졌습니다. 건물의 담장과 미닫이문에는 학과 호랑이, 물살이 거센 폭포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역동적인 명작은 18세기 화가 마루야마 오쿄가 그린 것입니다. 인접한 ‘오쿠서원’의 벽은 또 다른 18세기의 장인이었던 이토 자쿠추가 그린 갖가지 꽃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오쿠서원은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만 개방되었기 때문에 이를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았습니다.
‘아사히샤’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던 아사히노 야시로('아침 해의 신사'라는 뜻)는 628번째 계단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우아한 목조 건물은 1845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수많은 기부자의 재정 지원을 받아 마침내 완공되기까지 40년이 걸린 건물입니다. 끝서까래와 처마 아래 목조부에는 구름과 용을 비롯한 여러 가상과 실제 생물들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이 신사의 본당 지붕은 전통적인 노송피로 만든 팔작지붕입니다. 본당의 내외부는 금가루를 흩뿌린 우루시(옻칠) 기법으로 표현한 벚꽃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본당에서 풍경을 내려다보면 푸르른 사누키 평야가 펼쳐집니다. 저 멀리에는 세토 내해와 원뿔 모양의 이이노산도 보입니다. 이 산은 후지산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 ‘사누키 후지’라고도 불리죠.
고토히라궁에서는 일 년 내내 다양한 축제와 문화 행사가 열립니다. 10월에 열리는 사흘간의 가을 축제 기간에는 이틀에 걸쳐 신사의 신들을 모신 가마 신사가 거리를 행진합니다. 1월 첫 사흘 동안, 약 50만 명의 사람들이 새해 인사를 드리러 본전을 찾습니다. 오모테서원 경내에서는 신사의 승려들이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차며 이어 가는 의식인 ‘케마리’를 선보입니다. 이는 천 년 전 궁중에서 인기 있는 놀이였으며, 1974년에 가가와현 무형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고토히라궁은 순례자와 지역 주민 모두에게 지금도 종교와 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