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모테서원
명작으로 가득 찬 방
오모테서원은 가가와현의 고토히라궁 경내에 있는 접견실입니다. 과거에 이곳은 방문객들이 주신관을 만나기 위해 대기하던 곳이었습니다. 당대의 명화가들이 그린 몰입감 넘치는 작품들 덕분에 방문객들은 즐겁게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오모테서원은 현재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어 있어, 건축물과 자연환경 속에 조화롭게 녹아든 작품을 마음껏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모테서원은 1659년경에 세워졌습니다. 이 건물에는 경사가 가파른 노송피 지붕널로 된 팔작지붕이 있는데, 이는 전통 일본 건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내부에는 미닫이문으로 구분된 일곱 개의 방이 있습니다. 각각의 문을 닫으면 방문객들은 작품에 둘러싸이게 되고, 문을 열면 정원 풍경이 관람 경험에 어우러지게 됩니다.
문간방에는 편백나무에 앉아 쉬고 있지만, 금방이라도 먹이를 덮칠 듯이 날개를 활짝 편 독수리가 그려진 그림이 가장 두드러집니다. 모리 간사이가 그린 이 역동적인 작품은 금박 위에 먹으로 그려졌습니다. 그가 활용한 스타일과 주제는 전임자이자 다음 다섯 개 방에 그림을 그린 마루야마 오쿄의 것과 유사했습니다.
18세기 일본 미술은 대체로 표준 형식과 상징적인 이미지로 양식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쿄는 자신이 직접 관찰한 자연에서 영감받아 우아하고 사실적인 양식을 개척했습니다. 오모테서원에 있는 오쿄의 작품들은 일본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학의 방’에 있는 오쿄의 그림에 묘사된 학들은 물속을 헤치며 걷고, 하늘을 날고, 잠을 자는 모습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은 모두 서로 다른 토착종으로, 자연학자에 버금가는 정확함을 바탕으로 묘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옆방으로 가보면, 호랑이들이 벽 위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습니다. 호랑이는 일본 토착 동물이 아니며, 오쿄가 살아 있던 당시 일본에는 살아 있는 표본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그는 보존 처리된 가죽과 흔히 접할 수 있는 ‘가까운 친척’인 집고양이를 참고해 그림을 그렸습니다.
‘일곱 현자의 방’에 묘사된 중국 현자들은 작품 활동을 하고 철학적 논의를 하는 모습입니다. 먹의 농담 조절이 돋보이는 대나무 숲은 공간감의 착시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숲 한가운데에서, 현자들과의 대화에 참여 중인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산 경관의 방’에는 가장 높은 지위의 손님들만 앉을 수 있었던 높은 좌석 공간이 있습니다. 벽화에는 거센 폭포수가 떨어지는 모습이 담겨 있는데, 이는 오쿄의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입니다. 벽에 묘사된 물줄기는 바깥 정원에 있는 연못으로 매끄럽게 흘러 들어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무라타 단료의 그림이 있는 두 개의 방도 이와 비슷한 몰입 효과를 일으킵니다. 한쪽 방에는 말 위에 올라탄 전사들의 모습이, 다른 쪽 방에는 안개 낀 후지산 풍경이 그려져 있어 두 방 사이의 칸막이를 열면 언덕에서 사냥 모임을 하는 그림이 완성됩니다.
오모테서원의 작품은 사무라이 시대 당시 그대로 남아 있으며,미술관처럼 유리 진열장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자연스럽게 건물과 주변 풍경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모든 방을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오감으로 느껴 보세요. 피부에 와닿는 산들바람, 물이 흐르고 바람이 스치는 소리, 나무 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까지 합쳐져 하나의 경험이 됩니다.
